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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최대 위기, 이렇게 극복해볼까?
사서가 추천하는 책 10선-‘이럴 땐 이런 책’ <하>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는 무엇인가. 지식에 대한 욕구가 생길 때, 누군가의 이야기를 통해 감정을 달래고플 때, 혹은 단순히 무료한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책을 집어든다. 그 외 어떤 이유라도 좋다. 무심코 집어든 책 한 권에서 뜻하지 않게 진리를 발견할 수도 있는 거니까. 올 가을엔 책을 통해서 나의 고민에 대한 해답, 나의 현재에 대한 위안과 희망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독서의 달’ 9월을 맞아 korea.kr이 마련한 ‘사서가 추천하는 책 10선-이럴 땐 이런 책’에서 힌트를 얻어보자. <편집자 주>

⑥ 내 인생 최대 위기, 이렇게 극복해볼까?

태양 골목시장 이야기(윤승일/밀리언하우스/2008)

이 책은 서울의 한 재래시장(광진구 자양 골목시장)의 치열하고도 눈물겨운 재기 과정을 소설 형식을 빌려 소개하고 있다.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서 살아남기 위한 혁신 전략을 펼치는 과정에서 ‘변화는 생존 전략이 아니라 생존 자체다’, ‘한 사람만 나서도 조직은 살아난다’, ‘조직을 말아먹는 두 가지 함정에서 벗어나라’, ‘보이지 않는 제3의 힘을 찾아라’, ‘작은 성공의 경험들을 소중하게 여겨라’, ‘배워야 하는 게 아니고 살려고 배우는 것이다’ 등 위기를 극복하는 6가지 지혜를 발견하게 된다.

<책 속의 한 문장>

“그 어떤 작은 성공들도 써먹을 데가 있다. 오히려 큰 성공은 그들만의 성공인 것만 같아 낯설지만 작은 성공에서는 금방이라도 다시 도전해 볼 수 있는 용기를 얻는다. 중요한 건 그걸 배울 자세가 되어 있느냐 하는 것이다” (p.215)

 
장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돌연 엄습해온다면?

개밥바라기별(황석영 지음; 문학동네, 2008)

이 소설은 자퇴, 무전여행, 고된 노동의 체험, 행자승으로 입산, 베트남 파병 등 유준의 사춘기 때부터 21살 무렵까지의 삶이 그려져 있다. 이는 작가의 자전적 소설로서 작가가 경험해왔던 다양한 인생경험이 녹아있다. 준의 젊은 시절은 편안하고 안정된 길을 벗어나 방황하고 우회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책의 마지막 문장 - “기차는 요란한 굉음과 함께 어둠 속에서 터널을 통과하는 중이었다” - 이 표현하는 것처럼 또 다른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중간단계일 뿐이다. 가슴에 뜨거운 열기를 품었지만 장래에 대해 막연함이 존재하던 시절, 자기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던 시절에 대한 회상과 공감을 해볼 수 있는 성장소설이다.

<책 속의 한 문장>

대위가 헛기침을 하고 나서 노래를 흥얼거리면 나는 좀 가만있으라고 짜증을 냈다. 땅거미 질 무렵의 아름다운 고즈넉함을 더욱 연장하고 싶었던 것이다.

어라, 저놈 나왔네. 대위가 중얼거리자 나는 두리번거렸다. 그가 손가락으로 저물어버린 서쪽 하늘을 가리켰다. 저기...... 개밥바라기 보이지? 비어있는 서쪽 하늘에 지고 있는 초승달 옆에 밝은 별 하나가 떠 있었다. 그가 덧붙였다.

잘 나갈 때는 샛별, 저렇게 우리처럼 쏠리고 몰릴 때면 개밥바라기.나는 어쩐지 쓸쓸하고 예쁜 이름이라고 생각했다. (p.270)
 
즐겁고 건강하게 살고 싶다면?

뜨거운 지구에서 살아남는 유쾌한 생활습관 77(데이비드 드 로스차일드/추수밭/2008)

세계 최대의 환경콘서트 라이브 어스의 공식 지정 도서이기도 한 이 책은 가정과 직장, 학교 등 우리 일상의 모든 상황 속에서 환경보호를 실천할 수 있는 77가지 방법을 자세히 알려준다. 여기에는 실용적인 내용뿐 아니라 상당한 수준의 환경 정보와 다른 나라의 실천 방법, 제도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어 제대로 된 환경 입문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무겁게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톡톡 튀는 상상력과 기발함으로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게다가 시원시원한 크기의 활자, 유머러스한 삽화, 눈에 쏙 들어오는 아이콘, 기발한 아이디어, 간결하게 정리한 구성으로 편하게 볼 수 있다.
 
내가 모르는 ‘서울’의 재발견?

이스탄불에서 온 장미도둑(아리프 아쉬츠/이마고/2009)

이 책은 터키의 사진작가인 저자가 서울에 머물면서 느낀 서울 삶의 풍경을 사진과 글로 담아낸 서울이야기이다. 저자는 고궁, 박물관, 미술관 등 유명 관광지가 아닌 건물의 유리창, 간판, 가로수, 길거리 노점상의 천막 등 서울의 사소한 일상에 눈길을 돌리고 그 안에서 서울을 그리고 있다. 김치와 막걸리의 예찬에서부터 예뻐지기 위해 뼈를 깎는 고통도 마다않는 성형수술에 대한 쓴 소리까지, 저자의 카메라를 통해 서울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에서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지나쳐버린 소소하고 새로운 서울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책 속의 한 문장>

아줌마들은 햇빛도 없고 비도 내리지 않는데 형형색색의 우산을 쓰고 다녔다. 아줌마들의 옷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다양한 패턴을 자랑했다. 피카소나 마티스도 그와 같은 패턴을 상상하기 힘들 것이다. 공원이나 지하철 등에서 한 무리의 아줌마들을 보고 다니는 일은 포비즘(야수파) 전시회보다도 훨씬 더 재미가 있었다. 특히 옷의 문양이 주변 환경과 기가 막히게 어울리는 모습은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아줌마들의 옷과 양산, 신발 등의 다채로운 색깔과 디자인은 가슴 떨리는 ‘첫 경험’이었고 내가 컬러사진을 찍는데 가장 큰 동기를 부여했다. 아줌마는 내 인생을 바꿨다. (p.39)
 
책 안 읽는 아이, 책 못 고르는 부모라면?

읽어주며 키우며(강백향/교보문고/2008)

저자는 책 읽기가 아이들의 두뇌발달에 좋고, 공부에 도움이 될 거라는 교육적 효과는 믿었다. 그러면서도 인성지도에 좋으니 책을 읽어야 한다는 도덕적 가르침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청소년기로 들어선 아이들을 지켜보면서, 독서가 아이들에게 마음의 힘이 되어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청소년기의 두 아이 엄마로서, 초등학교 선생님으로서 저자는 책을 통해 아이와 마음을 나누며 함께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집과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으며 겪은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아이들에게 필요한 책이 무엇인지 그리고 아이와 언제, 무엇을, 어떻게 읽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들려주며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책을 더 가까이하고, 손에서 책이 떠나지 않게 할까를 고민한 여정을 이 책에 담았다.

<책 속의 한 문장>

아이들을 키우면서 마음을 비워야 함을 배운다. 책을 읽고 싶지 않은 이유는 읽고 싶은 이유보다 더 많을지도 모른다. 책 읽기가 좋은 아이들도, 아니 어른들도 때로는 그만 쉬고 싶을 때가 있다. 인생이란 쉬어가다 보면 쉽게 가는 길이 보이지 않던가. 책읽기가 귀찮아지고, 다른 일에 더 몰두하고 싶을 때도 필요하다. 그러다 보면 오히려 책 읽기에 대한 갈증이 깊어지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그 갈증은 나중에 독서 욕구를 샘솟게 하는 데 오히려 긍정적 역할을 한다. (p.208)

※ 도서 선정 및 추천글 작성은 국립중앙도서관 전문 사서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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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 오코노미야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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