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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예부흥을 꿈꾸는 도시 구미문화예술회관

개관 20주년을 맞은 구미문화예술회관(이하 예술회관)은 붉은 적벽돌 외관으로 구미의 그 어떤 건축물보다 아름답고 예술적이다. 개관과 함께해 온 예술회관의 산증인인 공연기획 담당(남국진)을 만나 예술회관의 지난날과 내일을 조명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예술회관은 79년 구미시가 신시가지 조성을 하면서 원래는 시민회관 부지로 자리를 잡아둔 터였다고 한다. 그 뒤 83년에 기본 계획을 수립하고, 설계 현상 공모에 들어갈 즈음, 문화공보부에서 광역시·도 당 1개 이상의 종합문화예술회관 건립 방안이 하달되었고 경북에서는 구미와 안동이 각축을 벌였지만 이미 시민회관부지가 조성되어 있던 터라 운좋게도 종합예술회관은 시와 때를 잘 맞춘 구미의 몫이 되었다고 한다.

예술회관은 한국건축계의 거장인 김수근건축가의 설계로 1985년 2월에 착공했다. 총 공사비만 103억(국비 도비 시비 포함)원이 소요되었고 공사기간도 4년 정도 걸려 89년 10월16일에 개관했다. 대지면적 약 6227평에 건물 면적만도 3,155평에 이른다. 대공연장 1364석(1층 962석 2층 402석)1개소와 소공연장 (360석)1개소 그리고 야외공연장이 (700여명정도 수용)있다. 공연장 좌측 전시실로는 1전시실, 2전시실, 야외전시실까지 갖추어져 있다. 조명 음향 무대장치 영사실은 물론 회의실과 연습실(3개소) 분장실(7개소) 휴게실(1개소)등 구미문화의 발전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남담당은 예술회관을 지금 값어치로 환산하면 1,000억도 넘는 작품이라고 했다. 20년 전과 똑 같이 유지해 올수 있었던 것도 벽돌하나 나무 한그루도 함부로 보수하거나 심지 않고 전문가의 자문을 구하며 지켜왔다고. 단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금오산을 향해 지어져 조망이 좋았었는데 지금은 주변에 들어선 빌딩들로 인해 예전의 조망 같지 않음이 조금 아쉬울 뿐이라고 했다.

예술회관이 건립되고 구미의 문화예술 인구는 급격하게 증가했다. 건립당시에는 한강이남에서 제일 컸었고 서울 공연물들이 “대구는 안가도 구미는 가야한다”는 말까지 있었다고 한다. 그 시절엔 지금처럼 지정석매표가 아닌 선착순 입장이라 공연이 있는 날이면 예술회관주변은 2시간 전부터 관람객들이 줄서는 장사진을 연출했단다. 줄이 얼마나 길었는지 아카데미 극장(현 동아백화점)까지 늘어서기도 했었다고. 입석표까지 매진되는 사례들로 공연장 안은 계단이고 통로고 할 것 없이 북새통을 이뤘다고 한다. 만선으로 귀가하는 어부의 심정 같은 것을 지금다시 또 느껴보고 싶다는 남담당의 얼굴엔 만감이 교차하는 듯 했다

그렇게 문예부흥이 가능했던 것은 인력도 많았고 열정도 있었다고 한다. 표가 나오면 직원들이 조를 짜서 공단으로 표 팔러 나갔고, 포스터 붙이기(그때나 지금이나 불법이라고) 백화점 앞에서 전단지 나눠주기, 버스회사 찾아가서 시내버스에 붙이는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광고를 했다고 한다. 지금도 제일 아쉬운 부분은 광고 분야라고 한다. 40만 구미시민이 무슨 작품을 하는지 알려야 하는데 광고 부족으로 다 끌어들이지 못하는 부분이 제일로 아쉽다고 한다.

그때는 불법이라도 약간 묵인되는 시절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어림도 없다고, 요즘은 미디어 광고인데 그 쪽으로 의존하다보니 비용도 만만찮고 효과 또한 기대치에 못 미친다고, 가장 좋은 방법은 재래식으로 시내에 포스터를 도배하듯이 붙이는 방법이란다. 그렇지만 불법을 저지를 수도 없고, 그래서 최근에 남담당이 생각해 낸 것이 가로등에다 깃발 꽃이를 만들어 국기 꽂듯이 깃발(포스터)을 꽂아 광고를 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고 한다. 길을 가다보면 종종 눈에 뛰기도 하지만 기자가 보기에도 광고분야가 제일로 아쉬운 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인 것 같다.

문예 부흥을 꿈꾸는 도시

IMF와 함께 침체기를 맞았던 구미의 문화예술분야에도 이제는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조짐이 보인다. 도 최초로 개방직 예술회관장(공영훈)을 채용하여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에 총력을 기울임은 물론 예술성 있는 명품 문화상품 보급에도 힘쓰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작년부터 눈에 띈 기획공연 작품들은 그동안 서울로 대구로 문화나들이를 갔던 시민들의 갈증 해소에도 일조를 했으며 예술회관에서 기획한 작품이면 그만큼 검증을 거친 작품들이라는 인지도도 높아져가고 있다. 올해도 (뮤지컬 [라디오스타] 국립창극단 [춘향전] 연극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 [마당극축제 2009] 장한나 장영주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계획되어 있다. 우선 5월이면 구미에서 전국연극제가 열린다. (5월28일~6월 16일)


[덧붙이는 글]
축제 분야도 고등학생이 주축이었다가 일반에까지 확대된[ ROCK 페스티벌]도 올해로 3회를 맞는다. 더운 여름밤의 열기를 열흘 동안 맘껏 발산해 봐도 좋음 직한 ROCK 축제에 시민들의 호응도 높아가고 있다. 예산만 확충된다면 윤도현밴드등 국내 팀들도 초대하고 또 해외 락커들까지 오고 싶어 하는 구미만의 축제로 만들어 가고 싶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남담당은 영국에던버러 축제에서 받은 영감을 모델로 ROCK 축제를 기획하게 되었다고 한다.  에던버러도 처음엔 작은 규모로 시작된 축제가 계기가 되어 지금은 세계 최대의 축제로 자리 잡았고 인구 45만명에 년 120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 연간 25조원(환산)의 경제적 수익을 낸다고 한다.

 축제가 일상에 지친 시민들에게 활력을 불어 넣어 줄 것을 기대함은 물론 각계에서 구미의 문화 인프라를 위해 애쓰고 관심 있는 이들의 발걸음으로 구미가 20돌을 맞아 문화예술도시로 한 계단 승격되는 해가 되기를 기대한다.

 구미도 구미만의 것을 하나 둘 씩 창조해내고 그런 문화상품들을 축적해 가야할 것이다. 

 구미의 문화는 구미시민들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잣대가 된다. 문화는 끊임없이 변하고 축적되며, 그것을 접하는 시민들의 심미적 영감까지 더해질 때 구미에 대한 만족도는 물론 정주여건도 절로 나아질 것이다.
 예술회관 화단은 연산홍 꽃봉오리들이 잔뜩 꿈을 부풀리고 있다. 예술회관을 찾는 시민들이 문화의 향기로 더욱 풍요로운 삶이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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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 오코노미야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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