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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때 고통분담 경험이 힘이 되네요”
[나누면 행복 up!] 모두투어네트워크

최근 실업급여 신청이 급증하는 등 경기침체로 인한 고용불안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위기상황 속에서도 노사의 양보를 통한 일자리 나누기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나눔과 상생의 현장을 소개한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국내 여행업계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지만 노사가 합심해 위기를 극복하자는 노력만큼은 뜨겁다.
여행업계 시장점유율 2위인 ‘모두투어네트워크’는 주력분야인 국외여행 수요가 급감하면서 경영난을 겪고 있지만 인력감축 등의 구조조정은 하지 않고 있다.

대신 모두투어는 임금삭감, 순환휴직, 호봉승급시기 연기, 근로시간 단축 등 인력감축을 제외한 방법을 동원해 이번 위기를 극복해 나가자고 노사간 협약을 맺었다.

모두투어 노사 양측은 지난해 말 여행업계의 침체로 인해 경영악화가 심화되자, 올 1분기에 적용될 임금협상에서 임금을 직급에 따라 20~50% 삭감하고 전체 근로자 900명 중 필수인력 200명을 제외한 700명이 1개월씩 순환무급휴직을 하기로 협약을 체결했다.

여행업계의 경우 비용의 절반 이상이 인건비로 지출되기 때문에 인력감축이 가장 확실하고 손쉬운 위기타개 방법. 하지만 모두투어는 손쉬운 방법이 아닌 고용유지와 임금삭감이라는 협약을 맺음으로써 고통분담에 나선 것이다. 특히 모두투어 노조가 강성노선의 민주노총 소속임에도 고강도 임금삭감에 합의한 것은 파격적이다.

이 회사 인사총무팀 류종희 차장은 “노사협력 덕분에 큰 폭의 적자가 예상됐던 지난 1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소폭이지만 흑자를 기록했다”며 “직원 모두 이번 위기를 극복해 내겠다는 의지로 적극 동참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사실 같은 여행업계라고 하더라도 모두투어과 같은 고통분담 협약을 한 여행사는 드물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현재 국외여행 업체 수는 5101곳으로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 들어서만 200여 곳의 국외여행사가 문을 닫았다. 국내여행 업체수도 2월 말 기준 9322개로 지난해 12월 말 이후 430여 개 사가 폐업했다.

전문가들은 많은 여행사가 살아남기 위해 대규모 인력감축을 단행하거나, 그마저도 경영난 해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문 닫는 여행사가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모두투어도 이러한 악조건에서 예외가 아니지만, 그 동안 노사간 고통분담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 낸 것이 체질화돼 있다는 것이 회사 관계자의 말이다. 국내 경제에 큰 파장을 몰고 왔던 1997년 외환위기, 여행업계에는 핵폭탄이나 마찬가지였던 2003년 사스(SARS) 발생 때도 노사 양측은 임금삭감과 순환무급휴직 등의 방법으로 극복해 냈다.

이번 위기를 맞아서도 서로에게 ‘끝까지 같이 가자’,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올 것’이라는 위로와 격려로 힘을 얻고 있다. 위기극복 의지는 먼저 임원급들이 솔선수범해 보여줬다. 지난해 8월 임원급 간부들이 급여반납을 시작했고, 9월에는 과장급 이상 직원들이 이에 동참했다.

하지만 올 들어서도 경기침체 상황이 개선될 조짐이 없는데다, 국외여행 고객은 평소보다 60% 줄었고 2분기 영업이익이 50억 원 가까이 적자날 것으로 전망되자, 노사 양측은 약속이라도 한 듯이 추가조치의 필요성에 공감하게 된다.

모두투어 노사 양측은 지난달 말 △근로시간 1일 8시간에서 6.5시간으로 단축 △직급에 따라 임금 35~50% 삭감(근로시간단축분 포함) △호봉승급시기 연기(4월→10월) △유급휴직(월 70만원 지급) △고용유지 등을 담은 보충협약을 체결, 2분기 때 적용키로 했다.

인사총무팀 류 차장은 “올 2분기 영업이익 적자가 50억여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번 보충협약으로 38억 원 정도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적자폭이 12억~13억 원으로 줄어들어 경영상황이 좋아질 때까지 버틸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노동부는 이번 모두투어네트워크의 노사협력 사례에 대해 “97년 외환위기 때도 노사협력을 통해 구조조정 없이 위기를 극복한 바 있기 때문에, 이번 양보교섭도 이러한 협력적 노사관계에 기반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문화체육관광부 홍보지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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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 오코노미야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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