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사수정

 

감사할 줄 알아야 행복하다

김상태 구미1대 교수(전 영남일보 사장)

독기를 품고 다니는 얼굴들이 많다. 짜증스러워 하거나 공격적인 표정을 상표처럼 하고 다니는 이들도 있다. 어딘지 불만스럽고 권태로워 하는 관상도 흔하다. 제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은 고해(苦海)라고 규정한 종교적 표현도 있듯, 유토피아나 무릉도원은 어차피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평범한 생활인들에게 지혜로운 삶의 방식이란 어떤 것일까. 뉴욕의 현역 방송인인 데보라 노빌이 쓴 『감사의 힘』(위즈덤하우스)이 하나의 방법을 제시해준다. 감사할 줄 아는 마음으로 살라는 것이다. 고마워 할 일이 없는데, 어떻게 감사하라는 말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찾아보면 감사할만한 일은 생활 속에 수없이 많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사실 감사하는 마음가짐에 관한 교훈은 세상에 수없이 많다. 어떤 불행한 상황을 당했을 때 ‘고만해서 다행’인 경우는 매우 흔하다. 외눈박이는 장님이 되지 않은 사실에 감사할 수 있고, 장님은 또 지체장애를 겸하지 않은 사실에 감사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성인군자도 아닌데, 어떻게 불평불만에 앞서 더 큰 액운을 면한데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가질 수 있겠느냐는 데 있다.

그렇다 해도 감사한 마음가짐은 다른 그 누구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바로 스스로를 위한 것이란 점에서 필수적 생활덕목이라는 것이 이 책의 교훈이다. 감사한다는 마음과 고맙다는 말 한마디가 긍정적인 메아리가 되어 축복을 불러오는 사례가 이 책에는 많이 등장한다.

세르반테스는 ‘풍족함은 좋은 일이지만 감사할 줄 모르게 하고, 부족함은 나쁜 것이지만 감사하게 만든다.’고 했다는데, 이를 증명해 주는 사례들도 세상에는 많다. 가령 부잣집에서 호사스럽게 큰 자식들은 부모에게 고마워 할 줄 모르고, 어렵게 자란 아이들이 오히려 효도하는 사례를 흔히 볼 수 있다. ‘병신자식 효자 노릇 한다.’는 옛말은 요즘도 틀린 말이 아니다. 어려운 여건이 감사한 마음을 일깨워주는 메신저역할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고마움을 마음속에 접어두기보다 말과 행동으로써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상생활 중에 ‘고맙습니다.’하고 말하는 것보다 서양 사람들이 ‘Thank you’라고 말하는 빈도가 몇 배나 많다. 그것은 우리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고맙다고 말해야지’하고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데 비해, 서양 쪽에서는 'Say thank you'라고 의도적으로 가르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가령 영국에서는 어린 아이들에게 ‘Please’와 ‘Excuse me’ 그리고 'Thank you' 등 세 가지 표현을 어릴 때의 필수적인 가정교육으로 한다.

‘누군가를 위한 일을 하면 기분이 좋아지는 걸 느낄 수 있죠. 남을 돕는다는 걸 너무 의식할 필요도 없어요. 왜냐하면 결과적으로 자기 자신을 위한 일이니까요’(p181)하고 속삭여주는 구절도 나온다. 아침마다 자리에서 일어날 때 ‘오늘도 누군가를 기쁘게 해줘야지’ 하고 다짐하는 삶을 살라고 한 어느 분의 권유가 새삼스러워 지는 것도 이 작은 책이 주는 선물이다. 감사할 줄 알고, 이웃을 기쁘게 해주는 말 한마디라도 건넬 수 있는 생활인이라면 그는 행복한 사람이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이 책에서도 말했듯이, 결코 스스로를 남과 비교해서는 안 된다. 이 세상에는 언제나 나보다 앞질러 가고, 많이 가진 사람이 있게 마련이니까. 구미공단신문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newsgumi.kr/news/view.php?idx=173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케미 오코노미야끼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