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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왜 최첨단 산업인가-사격장 화재를 보고 - 문화칼럼]손대현(한양대 관광학부 교수·한국슬로시티본부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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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부산 실탄사격장 화재로 일본인 관광객 11명과 한국인을 포함 모두 16명의 사상자가 났다. 그 중 일본인은 한 마을 중학 동창생 9명이 단체여행을 와 참변을 당했고 일본인 유족들은 고요함 속에 깊은 슬픔에 젖어 오열하는 모습은 참으로 안타까웠다.

이같은 전국 사격장 12곳이 화재 대비 규정이 따로 없이 영업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최근 관광산업 경쟁력 강화 전략을 발표하면서 2020년에 외국인 관광객을 2000만명의 유치 목표를 발표하였다.

서울시가 2006년 새 시장이 취임하면서 2010년에 120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선포한 적이 있었다. 사실 2000년대초에 640만~650만명에서 700만명 관광객의 유치 달성을 위해 근 10년 간 노력해서 겨우 50만~60만명의 숫자를 늘렸다. 한국 관광의 콘셉과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증거이다.

관광산업은 청결·위생·안전, 잠자리, 음식, 정직 등 서비스의 기본충실(so basic)이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 산업의 본질은 고도의 감성·정서상품이기 때문에 느낌이 강조되고 특히 일본인 관광객의 안전 의식에 있어 매우 민감하다는 세계적 평판을 갖고 있다.

그래서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기 때문에 기본을 끊임없이 배우고 의식해야 한다. ‘깨끗’이란 말의 뜻은 ‘끝없이 깨닫는다’는 말로 사람의 원래 자연 상태는 어지럽히는 동물이므로 깨끗해질려면 늘 깨어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대가들은 기본에 강한 사람들이다.

외래 관광객은 수준 높은 외국 손님이다. 그들이 도시에서 쾌적하게 걸을 수 있고 나이트 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그런 분위기 조성이 선결조건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공서비스에서부터 인터넷, 교통, 숙박, 음식, 교육, 안내 등의 서비스 연동화(連動化)를 위해 제대로 된 각각의 기능발휘와 함께 상호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섬세한 서비스의 체인화가 이루어 질 때 입소문 마케팅, 관계마케팅(CRM :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이 작동될 것이다. 이것이 관광선진국이 되기 위한 기본조건이다.

관광제품(tourism product)의 속성은 포괄적인 제품(generic product)이라는 점과 제품 생산과정, 즉 과정(process) 그 자체가 제품인데, 다시 말해서 고객이 한국 방문의 체크인에서 체크아웃까지 전 과정의 통합된 과정이 비로소 관광산업이 되는 것이다.

이는 말하기는 쉬우나 실현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래서 관광제품은 단순한 객관적인 제품의 실체라기보다 복합적인 인간의 ‘체험’(體驗 experience)에 근본적인 바탕을 두는 산업이다.

관광제품의 구조(structure)는 복합적 제품 생산과정의 결과로써
① 물리적 시설(시설 + 디자인·환경까지 포함) ② 서비스(연출까지 포함) ③ 환대(고객의 기대에 부응하는 특별한 그 무엇, 플러스 알파) ④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구색(규모의 경제가 아닌 선택범위의 경제)

⑤ 참여(저몰입에서 고몰입까지의 체험적 참여의 유동성)란 다섯 가지의 요소가 단순한 조합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이들 요소 간 상승적 상호작용(synergistic interaction), 즉 상생적 양승(相生的 兩勝 win win network) 역할을 제대로 할 때 비로소 관광제품의 완성도가 인정을 받게 된다.

문제는 이같은 난제의 최첨단(最尖端)산업을 너무 손쉽게 생각하는 데서 그 심각성이 있고 관광의 질과 양적 측면에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최첨단이란 말은 첨(尖)자가 작은 것을 극대화 한다는 의미로 고객의 감성·무드·심리(학)적인 섬세한 디테일에 강해야 한다는 말이다.

인류 음악 역사상 비틀즈만큼 큰 사랑을 받은 그룹은 없었다. 이 세기적 성공 뒤에 그림자 같은 참모, 즉 브라이언 엡스터라는 인물이 있었다. 비틀즈의 매니저 일을 맡게 되면서 본격적인 팀 개조에 들어갔는데, 가죽 옷 금지, 청결한 의상, 무대 위에서 욕설 금지, 급 있는 무대만 골라 세우기가 시작됐다. 재미있는 건 멤버들이 그의 지침에 전적으로 따랐다.

이들의 관계는 잇속을 위한 결합이 아닌 인간적 유대와 신의에 바탕을 둔 것이다. 그가 33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뜨자 채 2년도 안 돼 비틀즈는 해체되고 말았다. 관광업에도 주객 간 이같은 인간적 유대와 신의가 관건이다.

스타벅스는 커피를 서비스하는 사람서비스(people business)란 모토를 가지고 있는데 현대인은 정(情)에 메말라 있고 작은 일로도 고객과 직원을 감동시키고 기쁘게 할 수 있다는 방침으로 커피를 뽑는 과정에도 기본이 강조된다.

그들은 비즈니스에 사소한 것은 없으며 커피 한 잔을 팔아도 모든 것에 철저해야 한다(Everything matters)고 하며 기업은 주주뿐만 아니라 직원, 고객, 지역주민 나아가 사회 전체를 위해 존재한다는 기업정신으로 스타 기업이 되었다.

미국의 라스베가스는 인구 150만명인데 1년 방문자 수가 3500만명이다. 미국 50개 주 중에서 80%가 카지노에 들어서 경쟁자들로 포위되었지만 80년간 Number One이 아니고 Only One 전략으로 톱의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라스베가스는 단골손님이 많다.

그 이유는 차이 + 반복 정책으로 손님을 모으고 손님이 돈을 쓰게 만들어 긍정적인 경제효과를 얻고 있다. 사실 라스베가스는 카지노가 아니라 ‘편리’라는 개념 때문에 사람이 오는데 그 편리함이 유통의 마케팅 포인트이고 이것이 강력한 상품이다.

고객이 귀찮고 짜증나는 것을 모두 없애고, 오늘의 비상식이 내일의 상식이 되도록 고객의 편의를 철저히 추구한다. 편리를 위한 개선에는 종착역이란 게 없다. 라스베가스 제품도 고도의 감성·정서상품이기 때문에 새로운 콘셉의 변화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늘 도전과 변화에 역동적(dynamic)이다. 아이디어는 생각하는 사람에게서 나온다.

스티브 잡스의 말대로 늘 호기심에 배고파하고 겸손하게 배우라(stay hungry and stay foolish)는 태도가 필요한 것이다. 마케팅은 노력 여하에 따라 끊임없이 개선될 수 있다. 항상 고민하고 연구하는 사람이 승리한다. 라스베가스의 CEO들은 탁월하지만 이를 실현하는 부하 직원들이 우수하기 때문에 이같은 사실이 가능한 것이다.

지구촌을 강타한 신종플루 감염(感染)은 정말 두렵고 피하고 싶은 일이다. 그러나 위의 사례에서 보듯 끝없이 감염되고 변해야 할 것은 비틀즈의 성공 배후에 있었던 매우 인간적인 유대와 신의, 스타벅스 서비스의 철두철미한 기본충실 정신, 역동적(力動的)인 변화에 창조적으로 대응하며 철저히 고객의 편리추구를 혁신하고 있는 라스베가스와 같은 긍정적인 감염은 어찌 바람직하다고 하지 않을 수 있으랴.(자료:정책포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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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 오코노미야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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