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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환 “성공하려면 ‘난타’처럼 미쳐라”
[현장] 문화예술 체험교실 명예교사 나서

공연에 대한 동경에 이끌려 열정 하나만 가지고 뉴욕으로 떠난 청년이 있었다.

공연을 볼 티켓 값을 구하려고 좌판을 꾸려 시계를 팔았다. 배우로서 탄탄대로를 한국에 버려두고 사서 고생했지만 청년은 자신의 꿈과 열정에 너무나 행복했다.

청년은 어느새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년의 공연 제작자가 됐다. 그런 그가 오늘은 그때의 꿈과 열정을 학생들에게 전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과학기술부의 ‘2009 문화예술교육 명예교사’가 됐다.

24일 오후 강남 난타전용극장. 서울농학교·서울 정인중학교 학생들의 열렬한 환호 속에 명예교사로 나타난 그가 바로 난타(NANTA) 제작자 송승환 ㈜ PMC 프로덕션 대표다.

“열정과 문화적 소양이 성공과 행복의 조건”

“제가 감히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제가 원하는 일을 하면서 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도 학창 시절에 자신이 평생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으세요. 그러려면 책이나 음악·미술 등 문화예술을 통해 간접적인 경험을 살리는 게 중요하죠. 무엇을 하든 문화적 소양이 뒷받침 돼야 하는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24일 열린 ‘난타와 함께 하는 문화예술 체험교실’에서 송승환 (주)PMC
프러덕션 대표가 공연에 앞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홍보지원국 사진담당 이성규>

이날 학생들을 향해 던진 송 대표의 메시지다.

이어 오늘의 메인인 난타 공연에 대해 “어떤 분야에서 성공하려면 미쳐야 합니다. 열정이 있어야 합니다. 오늘 문화공연을 보면서 열정을 확인해 보세요. 뜨거운 게 와 닿았다면 기립박수를 쳐 주세요”라며 소개했다.

열정적인 몸짓·표정 하나하나에 폭발적인 반응 나와
난타는 주방에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한국적 리듬과 몸짓으로 표현한 한국 뮤지컬 퍼포먼스다.

요리사 복장을 한 배우들이 무대 위로 뛰어오면서 공연이 시작됐다. ‘따그닥 따그닥 딱딱’, ‘디리링 딩딩’. 분주한 손길이 리듬으로 변신했다.
난타는 주방에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한국적 리듬과 몸짓으로 표현한 한국
뮤지컬 퍼포먼스다.

현란한 칼질에 양배추가 무대 위에 꽃잎처럼 흩날리자 객석에서는 박수가 터져나왔다. 칼질 중에 눈빛이 통한 커플이 탱고를 추자 “꺅~” 학생들은 뜨거운 함성을 질렀다.

무대가 어두워졌다. 공연이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 배우들이 커다란 드럼통을 들고 다시 등장했다. 커다란 드럼통에서 퍼지는 진동이 ‘둥둥둥’ 극장을 가득 채웠다.

요리사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리듬을 연주하다 고개를 들었다. 비 오듯 흘러내리는 땀이 무대 조명에 반짝 빛나자 학생들은 모두 “오~”라며 감동을 표현했다. 송 대표의 바람처럼 여기저기 기립박수가 터져 나왔다.
요리사들이 드럼통을 이용해 연주하고 있다.
공연이 끝난 후에도 학생들의 반응은 식지 않았다.

로비에서 만난 장원중 이은화 양(16)은 자신의 꿈이 가수라고 소개했다. 그는 “오늘 ‘무슨 일을 하든 성공하려면 미쳐야 한다’는 송 대표님의 말씀이 가슴에 와 닿았다”며 “막연히 가수가 되고 싶다 생각했지만 동대문 공연도 다니고 오디션도 보면서 ‘보아’ 같은 세계적인 가수가 되겠다고 오늘 다시 결심했다”며 수줍으면서도 다부지게 말했다.

장원중 김윤성 군(16)은 “배우들이 땀을 흘리며 모든 열정을 다해 공연하는 모습을 보니 색다른 감동을 받았다”면서 “다음 주 화요일이 시험인 데다 먼 곳까지 가는 게 처음엔 내키지 않았지만 오지 않았으면 이런 생생한 감동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프로그램에 참가신청을 한 이정희 장원중 음악 교사(40)는 “학생들이 공부하느라 바쁜 데다 경제적 형편 상 공연을 보러 다닐 여유가 없는 경우가 많다”며 “이럴수록 학생들이 감정을 자연스럽게 발산하고 표현할 수 있는 정서교육이 중요한데 문화예술 공연을 직접 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어 기쁘고 감사하다”고 전했다.

“힘이 닿는 한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 확대할 것”
이날 만난 학생들 가운데는 “직접 공연을 보니 좋긴 하지만 이런 기회가 자주 있지는 않다”며 아쉬워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이런 친구들의 마음을 알았을까?
송승환 대표는 “문화예술 공연에 접근하기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힘 닿는 한
이런 기회를 계속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송승환 대표는 “제가 학생일 때는 학교에서 하는 특별한 교육으로 귀순용사 반공교육이 유일했다”며 “그래서 학교 프로그램에서 문화 공연을 볼 기회가 없어 늘 아쉬웠다”면서 지난 학창 시절을 떠올렸다.

“그때와 비교하면 요즘이 훨씬 나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문화예술 공연에 접근하기 어려운 학생들이 많은 것 같다”면서 “좀더 많은 학생이 문화를 가까이 할 수 있도록 힘이 닿는 한 이런 기회를 계속 확대할 것”이라며 문화예술 교육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문화체육관광부·교육과학기술부 명예교사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ARTE) 담당자는 학생들이 일상 생활 속에서도 문화예술을 쉽게 접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늘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5월 ARTE 문화예술 명예교사 프로그램으로는 △김덕수와 함께하는 신나는 연희무대(14일·28일 오전 11시, 광화문 아트홀) △난타와 함께하는 체험교실(16일 오전 10시, 강남난타전용관) △문훈숙의 해설이 있는 발레(23일 오후 7시, 목포시민문화체육센터 대공연장) △마법에 걸린 작가 지망생(30일 오후 2시, 국립중앙박물관 교육관) 등이 마련됐다.
참가를 희망하는 학교는 5월1일 오후 6시까지 이메일(star@arte.or.kr)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문화체육관광부 홍보지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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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 오코노미야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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