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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간 아들 춥지는 않을까? 내복의 힘…전투 준비태세 up! - 난방비용·온실가스는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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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21사단 보급수송대대 김의곤 상사는 군생활 25년차의 베테랑이자 ‘내복 예찬론자’다. 친구·친지 모임이 있을 땐 어김없이 참석자들에게 내복을 입도록 권한다.

강원 양구읍 내 민간 아파트에서 생활하고 있는 김 상사의 가족도 모두 내복을 착용한다. 군생활이 몸에 밴 김 상사는 차치하더라도 멋부리기에 바쁠 고교 3학년생인 아들 충현 군이 내복을 즐겨 입는 것은 의외다. 이유는 간단하다.

전방의 혹한을 견디고 바이러스 감염 등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충현 군은 내복을 입고부터는 감기에 걸린 적이 거의 없다고 한다.

육군23사단 불사조연대 박명준(왼쪽) 병장이 해안경계 근무를 나가기 전 복장을 착용하고 있다.

부인 김수옥 씨도 내복 마니아다. 생활비를 ‘확’ 줄여주는 효자이기 때문이다. 김 씨는 남편과 아들이 부대로, 학교로 떠나고 나면 그나마 외출 모드로 켜놓은 집안의 난방을 중단한다.

햇볕이 잘 드는 남향집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내복을 입고 집안정리에 몰두하다 보면 굳이 난방할 필요가 없다. 김 씨는 이웃집과 비교해 매달 30% 이상 적게 나오는 난방비 고지서를 볼 때마다 웃음이 절로 나온다.

육군23사단 불사조연대 1대대에서 해안경계병으로 복무 중인 박명준 병장은 입대 전까지 내복을 입지 않았다. 옷맵시가 나지 않을뿐더러 놀리는 듯한 친구들의 시선이 싫어서였다. 그런 박 병장도 지금은 악착같이 내복을 찾아 입는다. ‘녹색육군’ 건설을 위해 생활관 실내온도를 대폭 낮췄을 뿐만 아니라 차디찬 동해의 바닷바람을 이기려면 내복은 생존(?)을 위한 보급품이다.

요즘 박 병장의 중요한 하루 일과 중 하나는 부대에 갓 전입온 후임병들의 내복 착용 여부를 일일이 검사(?)하는 것이다. 멋모르는 새내기들이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하려는 배려에서다. 박 병장은 또 신종인플루엔자 여파로 통제받고 있는 휴가가 풀리면 한 푼 두 푼 모은 봉급으로 부모님께 기능성 내복을 선물하겠다는 기특한 마음도 품고 있다.

내복이 평소 전투준비태세의 정도를 가늠해 보는 기준이 되는 경우도 있다. 겨울철에 5분 대기조로 즉각 출동해 본 경험이 있다면 충분히 실감할 수 있는 부분. 혹한의 날씨 속에서는 웬만큼 복장을 갖춰 입었다 해도 내복을 입지 않고는 겨울철 야외 작전을 수행하기 어렵다. 즉각 출동태세를 유지해야 하는 전방 경계부대의 지휘관 또는 행정보급관들이 장병들에게 내복을 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복 착용의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보통 내복을 입으면 체감온도가 3~6도가량 오르고, 여기에 모자까지 쓰면 1도 정도가 더 상승한다고 한다. 이를 바탕으로 실내온도를 3도 낮추면 난방비의 20%를 절약할 수 있다. 국가적으로 보면 연 1조 원대가 넘는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이것뿐만 아니다. 내복은 건강에도 장점이 많은 ‘보약’이다. 일단 체온 유지에 탁월하다. 발열 기능을 하는 내복은 내부에서 나가는 열을 잡아 줘 체온을 보호해 준다. 내복은 특히 면역기능을 강화해 바이러스 감염 확률을 낮춰 준다.

실내외 온도 차가 클 때 밖으로 나가면 인체의 면역력은 뚝 떨어진다. 하지만 평상시 내복을 착용하고 실내 온도를 낮추면 그만큼 면역력이 높아져 기승을 부리고 있는 신종 인플루엔자 등 바이러스 감염 예방에 효과적이다.

이렇듯 내복을 입는 것은 내 자신의 건강을 지키고 국가경제를 살리는 지름길이다. 우리 군은 이에 발맞춰 난방비를 절약하고 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위해 매진하고 있다. 전 장병에게 내복 입기를 적극 권장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제공=국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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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 오코노미야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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