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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중소기업인의 고민

글로벌 금융위기로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경북도를 비롯한 지역 기업들은 외환위기 이후 최대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해법 중 하나는 지역기업 스스로가 신기술 개발 등으로 자생력과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는 세계 어느 기업과도 경쟁할 수 있는 첨단기술력을 갖춘 기업은 경기상황에 민감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북도를 비롯한 지역 기업의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이 또한 그렇게 녹록한 일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필자는 지난해 10월 글로벌 금융위기가 심화된 이후 지역 기업에 대한 실효성 있는 금융지원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수시로 지역업체들을 방문해 애로사항을 듣고 있다.

이 자리에서 매출부진, 자금사정 악화 등에 따른 경영상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그중에서 어느 중소 기업인이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그는 자기 회사 같은 중소기업이 장기적으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첨단기술을 갖추는 것이 필수적인데, 지역에서는 기술개발에 필요한 우수한 연구·개발(RD) 인력을 확보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설사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서 고액의 임금으로 우수인력을 유치하더라도 이들이 1~2년내에 수도권의 다른 직장으로 떠나 우수인력 확보에 고민이 많다는 것이다.

우수인력들이 지역에 오래 머물지 않는 요인으로 그는 수도권보다 상대적으로 낙후된 우리지역의 정주(定住)여건을 들었는데, 그중에서도 자녀 교육여건을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았다.

명문대 진학률 등이 교육의 질을 측정하는 바로메타일 수는 없지만 그의 말처럼 우리나라의 높은 교육열과 졸업 후 취업문제 등을 감안하면 이를 결코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지난 4월 중순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전국 지역별 수학능력시험 성적에 따르면 경북은 12위에서11위로 한단계 올랐지만 여전히 하위권이며, 대구의 경우는 상위등급 비율이 2005년 전국 3위에서 2009년에는 전국 6위로 떨어졌다.

또한 2009년 서울대 합격자중 대구·경북지역 학생의 비중은 7.9%로 2000년의 13.7%에 비해 낮아진 반면 수도권은 58.4%로 2000년의 47.4%에 비해 높아져 교육의 수도권 집중화가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

또 다른 요인으로 그는 외지인에 대한 배타적인 지역문화를 들었다. 그동안 우리지역 사람들은 특유의 무뚝뚝함 때문에 타지역 사람들로부터 지나치게 배타적이라는 달갑지 않은 평을 듣고 있다.

이러한 지역문화 때문에 객지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지역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수도권 등으로 U턴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면 우수한 인력을 유치하여 지역내에 정착시킬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우선 이들이 지역에서 장기적으로 자녀교육을 시킬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여 굳이 서울 등 수도권으로 다시 이주할 필요성을 못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공교육의 질을 높이는 노력을 강화하는 한편, 지방의 교육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지자체가 교육의 자치권을 확보하는 데 노력할 필요가 있다.

이는 지자체의 교육 자치권이 확보되어야 지역 학부모의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형태의 학교 설립을 통해 지방교육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이제 우리지역도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여 외지인들을 보다 따뜻하게 포용하는 문화를 가꾸어 나가야 하겠다.

이러한 문화적인 토양이 외지의 우수인력을 유치하여 지역에 정착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지역경제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인 무형자산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기업을 성장·발전시키기 위한 어느 지역 중소기업인의 고민은 대구와 경북 지역경제가 도약하기를 바라는 모든 관련 당사자들의 공통적인 고민이 아닐까 생각한다. 김성민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장

구미공단신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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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 오코노미야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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