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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을 ‘학생이나 하는 것’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많다. 하지만 전구 하나가 인류의 밤을 밝혔듯이, 작은 발명 하나가 우리의 삶을 크게 바꾼다. 특히 아이디어가 경쟁력인 요즘 발명은 나라 발전의 원동력이다. 5월 19일 ‘발명의 날’을 맞아 대한민국정책포털 korea.kr과 특허청은 세상을 움켜쥔 발명가를 소개한다.<편집자주>


 
중동에서 시베리아까지…와이퍼 세계최고
[오늘의 발명은 내일의 성공]② 캐프

발명을 ‘학생이나 하는 것’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많다. 하지만 전구 하나가 인류의 밤을 밝혔듯이, 작은 발명 하나가 우리의 삶을 크게 바꾼다. 특히 아이디어가 경쟁력인 요즘 발명은 나라 발전의 원동력이다. 5월 19일 ‘발명의 날’을 맞아 대한민국정책포털 korea.kr과 특허청은 세상을 움켜쥔 발명가를 소개한다.<편집자주>

지난해 11월 미국의 소비자단체 컨슈머리포트는 일체형 자동차와이퍼 평가에서 한국의 캐프가 만든 제품을 1위로 꼽았다. 시간이 지나도 품질이 그대로라는 이유에서였다.

복잡한 구조를 가진 기존 와이퍼와 달리, 하나의 선으로 단순화한 일체형 와이퍼는 세련된 디자인과 성능 덕택에 시장 점유율을 넓혀나가고 있는 제품이다. 현재 캐프가 만든 와이퍼는 중동 사막부터 시베리아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의 운전자의 안전운행을 책임지고 있다.

캐프의 판매시장.

우리에게 생소한 캐프는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 유럽의 피터 드러커로 불리는 히르만 지몬 박사가 그의 저서 ‘히든 챔피언’에서 히든 챔피언 기업으로 꼽을 정도다. 히든 챔피언이란 ‘매출액이 40억 달러 이하로 세계 3위 이내 또는 해당 대륙 1위 시장 점유율을 가진 기업이지만 일반인은 잘 모르는 기업’을 말한다.

지난해 캐프의 매출액은 740여억원으로 2007년보다 55%나 늘었다. 지난해 11월에는 5000만불 수출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1995년 회사 설립 이후 13년만에, 1998년 수출 개시 이후 10년만에 거둔 성과다. 올해에는 900억원을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캐프는 예상하고 있다.

모두가 힘들다고 외칠 때 캐프가 이처럼 승승장구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발명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이다.
 
캐프가 세계를 휘어잡은 일체형 와이퍼를 만든 것은 2005년으로 세계에서 세 번째, 국내에선 최초였다. 생산에서 발명으로 기업경영의 무게중심을 옮기기 위해 2004년 기술연구소를 설립한지 1년 반만의 일이다.

당시 캐프가 일체형 와이퍼를 만든 것은 업계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켰다. 보쉬, 블레어 등 해외 유명업체들이 캐프를 견제하고 탐색하기 시작한 계기였다고 한다.

제품 개발에 착수했을 때 캐프가 직면한 어려움은 역시 기술력이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와이퍼 전문가를 초빙하기에는 비용적인 부담이 컸다. 결국 자체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성능 시험 및 검사 등 제품 개발 전 과정을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가장 큰 문제는 제품 양산에 필요한 장비까지도 자체적으로 만들어야 했다는 점이다.

일체형 와이퍼는 지지점이 여러 군데인 기존의 와이퍼와 달리, 바디스프링 하나로 고무를 지지한다. 지지점이 여러 곳이라 틈이 생길 수 있는 기존의 와이퍼와 달리 고르게 눌러주기 때문에 빗물을 깨끗하게 닦아낼 순 있지만, 그것은 바디스프링을 최적의 각도로 휘었을 때 가능한 일이었다.

기존 와이퍼(왼쪽)과 일체형 와이퍼

제품을 양산하기 위해선 최적의 각도로 바디스프링을 휘는 장비가 필요했는데, 기존 장비에선 마땅한 게 없었다고 한다. 직접 만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경험이 없었던 까닭에 초기에는 와이퍼에 각이 생겨 제대로 닦아내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같은 악조건을 이겨낸 것은 직원들의 열정과 노력 덕택이었다. 이에 회사측은 종신고용 등의 배려로 보답하고 있다. 특히 연구개발 분야에선 파격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캐프의 연구개발 분야에는 없는 것이 두 가지가 있다. 바로 정원과 투자비 한도다. 지난해에는 전체 예산의 10%를 연구개발비로 사용했다. 단기적인 관점에서 연구결과를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개발자들은 개발결과가 어떻든 간에 심리적인 부담을 갖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계속할 수 있다고 한다.

캐프는 제품 하나 개발에 만족하지 않고 보완을 계속하고 있다. 캐프는 10종의 와이퍼를 만들고 있는데, 현재 개발을 마치고 출시를 기다리는 제품도 약 10종이다.

최근에는 폭스바겐에 일체형 와이퍼를 납품하기 위해 시속 200㎞ 이상의 고속에서도 원래 성능을 잃지 않는 와이퍼를 개발하고 있다. 독일에는 제한속도가 시속 200㎞ 이상인 도로가 있기 때문이다. 독일 현지 실험에선 제 성능을 잃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소비자의 마음을 휘어잡기 위해 디자인 쪽도 강조하고 있다. 2005년 신제품 개발 당시만 해도 기계 부문의 개발자가 중심이 돼 제품을 만들었기 때문에 디자인 면에서 부족함이 있었다. 이에 2006년부터는 디자인 엔지니어도 초기 단계부터 제품 개발에 참여하도록 해 소비자 입맛에 맞는 제품을 만들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자동차 와이퍼를 만드는 캐프의 목표는 바로 ‘와이퍼를 없애는 것’이라고 한다. ‘발명은 불편한 것을 개선하는 것’이라는 철학을 담고 있는 말이다. 실제로 캐프는 소비자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자동차용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최근에는 자동차 뒷유리용 햇빛 차단장치를 자체 개발했다. 기존 장치는 차량에 스크류 등으로 차체에 고정해야 했기 때문에 쉽게 떼고 붙일 수 없었다. 떼고 나면 구멍자국이 남아 보기 싫기도 했다. 이 같은 불편을 없애기 위해 캐프는 벨크로나 유리흡착방식을 활용한 제품을 만들었다.

눈길에서 스노우체인 대신에 사용할 수 있는 스노우커버도 만들었다. 웬만한 남성운전자도 끼우기 힘든 스노우체인과 달리 스노우커버는 덧신처럼 타이어에 씌우기만 하면 된다고 한다.

캐프가 발명특허에 관심을 돌리기 시작한 것은 불과 5년 전의 일이지만, 특허를 받은 것은 벌써 100여건이 넘는다. 자체적으로 새로운 것을 기획하고, 다른 기업이 출원한 특허기술을 사용하지 않고 자체적인 기술을 고안해 제품을 만들어온 결과라고 한다.
이처럼 캐프는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 이런 점에서 발명은 지금의 캐프를 낳은 산파였던 셈이다.
<문화체육관광부 홍보지원국> 구미공단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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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 오코노미야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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