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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의 재산기부 (기고문) - 나눔문화 밀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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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재산기부, 나눔문화 밀알 되길
[기고] 윤병철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7월 6일 평생에 걸쳐 알뜰살뜰 모은 재산 331억4,200만원 상당을 청소년 장학 및 복지 재단인 ‘청계(淸溪)’에 기부, 사회에 환원하기로 결정했다. 이 대통령은 1995년에 발간한 저서 ‘신화는 없다’에서 "재산을 아이들에게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힌 뒤 2007년 대선 때 사회 환원을 공식적으로 선언했으며 그 약속을 마침내 실천에 옮긴 것이다.

예고된 일이기는 하지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가슴이 흐뭇하고 뿌듯한 자부심마저 느끼게 하는 일이다. 현직 국가 원수가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는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이며 커다란 기대까지 갖게 한다. 대통령의 언행 하나하나는 늘 주목의 대상이 될 뿐만 아니라 사회적 파급력 또한 강력하다.

그런 점에서 이 대통령이 본보기를 보인 재산의 사회 환원은 제대로 성숙하지 못한 우리 사회의 기부문화와 제도를 되돌아보게 하는 한편, 향후의 기부 문화 활성화와 사회 지도층의 노블리스 오블리제 정신의 본격적인 실천을 유도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대통령이 주목한 “교육의 기회를 통해 가난의 대물림을 끊자”는 신념 또한 값진 의미를 갖는다. 이 대통령 스스로도 청소년기에 절감했다시피 교육은 가난을 물리치게 하는 훌륭한 무기이자 한 인격체를 완성시켜 나가는 소중한 자산이 된다. 변변한 부존자원이 별로 없는 우리나라가 오늘날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것도 ‘교육의 힘’이다. 그런 점에서 불우한 청소년들에게 꿈과 용기를 북돋워주는 제2, 제3의 청소년 교육 재단이 설립돼 우리의 미래가 보다 건강하고 싱싱하게 발전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 대통령 스스로 소회를 밝혔듯이 기부가 갖는 가장 큰 의미는 “서로 돕고 사랑과 배려가 넘쳐나는 따뜻한 사회” “물질만이 아니라 마음으로 서로 사랑하는 아름다운 사회”이다. 이른바 상생(相生)의 문화가 활짝 꽃을 피우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가 이런 배려와 상생보다는 대립과 갈등으로 얼룩지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특히 우리 사회에 퍼져있는 반(反)기업 정서, 부자에 대한 맹목적인 비난은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저해하는 주요 걸림돌이 되고 있다. 사회 지도층이 앞장서서 기부문화를 확산시켜 나간다면 이런 장애물도 능히 극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번 기회를 계기로 우리사회에서도 선진국처럼 부자가 존경 받는 청부(淸富)문화가 본격적으로 자리잡게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공동체 사회의 건강한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이 같은 기부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사회적인 공감대 확산과 제도적 뒷받침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부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81%가 “사회를 위해 재산을 기부할 생각이 없다”고 답변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자식에 대한 사랑이 각별한 우리의 관습, 장자 상속에 대한 고정관념, 부의 사회 환원에 대한 낮은 인식 등등. 이런 인식을 바꿔나가기 위해선 기부자들을 존경하고 사회적으로 예우하는 풍토를 조성해나가는 한편, 재단법인 설립이나 조세 측면에 있어서 기부를 유도하고 장려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적극적으로 해 나가야 할 것이다.

사회지도층 인사와 부자들도 자성할 필요가 있다. 지속가능한 발전은 건강한 공동체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헤아려야 한다. 지금 당장 자산을 더 많이 쌓는 것이 큰 이익처럼 생각되겠지만, 훗날 부가 한쪽으로 기울어 사회공동체가 혼란에 빠지고 계층간 갈등의 골이 깊게 파이면 모두가 혹독한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게 된다. 재산이 많다고 부자가 되는 것이 아리나 사회적 책임을 다 할 때 존경 받는 부자가 된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우리가 산업화로 나라를 일으켜 세웠듯이, 이제는 나눔의 문화를 확산함으로써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을 도모해 나가야 할 때이다.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고 사랑하는 따뜻한 나눔의 문화야말로 우리 모두가 바라 마지않는 행복한 사회의 모습일 것이다. 이 대통령의 이번 기부는 그런 사회를 향해 우리 모두가 힘과 지혜를 모아나가는 소중한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한다. | 윤병철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등록일 : 2009.07.07

구미공단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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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 오코노미야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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