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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합격수기를 쓰려고 보니, 어떤 내용이 수험생들께 도움이 될까 고민하던 중 기존에 쓰인 합격수기를 읽어보았습니다.

다들 저보다 훌륭하신 분들이며, 학습방법에 대해선 저보다 훨씬 탁월하고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어, 저는 약간 방향을 달리해 학습방법보다는 수험생활에 있어서 마음을 집중하는데 주효했던 저만의 몇 가지 tip을 말씀드리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40이 다 돼가는 늦은 나이에 또한 시간을 최대한 아껴보려고 학원에 다니지 않고 도서관에 다니면서 동영상으로만 공부해보자 도전한 것은 상당히 무모한 결정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살짝 ‘정말 가능할까’는 불안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저 자신에 대한 근거 없는 믿음도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저는 대학을 졸업하고 처음엔 전공과 관련 있는 연구직 분야에 입문하고 싶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일반 사기업에 취직을 했습니다. 그러나 얼마 못가 회사는 어려움을 겪고 모회사에 합병돼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사직서를 쓴 다음 학습지 교사를 몇 년간 했습니다.

학습지 교사로서 열심히 아이와 학부모들과 만나고 부대끼면서 마음 한 편에는 항상 이 일을 평생 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2008년 2월에 나이 제한이 풀렸다는 기사를 읽고, 왠지 이번 기회가 하늘에서 내게 주신 것이 아닐까하는 막연하고 건방진 생각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마음을 모질게 먹고 기존의 생활을 모두 정리하고 본격적으로 2008년 4월부터 공부에 매진했습니다.

그리해 2009년 4월 국가직, 7월에는 서울시 지방직 시험을 보고 2009년 9월에 국가직을 합격했습니다. 서울시는 필기시험을 합격했지만 국가직에서 제가 가장 가고 싶었던 문화체육관광부로 배치돼 면접시험은 보지 않았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1년 3개월의 과정동안 무엇보다 마음을 다잡는데 가장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아무래도 늦은 나이에 공부를 시작하려니 체력적으로도 딸리고 부모님의 우려와 불안이 섞인 시선도 견뎌야 했습니다.

학원에 다니면 주변의 젊은 수험생들과 경쟁해야하고 또한 가까운 데는 공무원 전문학원이 없어 노량진까지는 오고 가는데 왕복 4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그래서 통학시간도 아끼고 젊은 수험생들과의 위화감도 느낄 필요없이 혼자서 동영상으로 공부해보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하고 바로 실행에 옮겼습니다.

저의 유일한 장점이기도 한데 ‘유익하다, 해볼 만하다’고 느끼면 바로 실천에 옮기는 면이 있습니다. 시험준비하는 데에 있어서 이러한 성격이 유익하게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1.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가져라

사람마다 아침형 또는 저녁형으로 다양하겠지만, 자신의 기상시간에 맞춰 하루 일과를 규칙적으로 짜는 것이 긴 수험생활에 있어서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일주일 노동시간이 법정으로 정해진 데는 노동력과 여가를 조화롭게 영위하기 위함이듯 공부도 정량이 있으며 자신의 신체와 조화를 이뤄야 합니다. 자신의 생활습관을 잘 살펴서 매일 규칙적인 생활에 자신의 몸이 적응할 수 있도록 하시기 바랍니다.

2. 하루에 20분~30분 정도 운동을 하라

늦은 나이에 매일 길게는 13시간, 짧게는 10시간 앉아있으려니 특히 허리에 부담이 많이 됐습니다. 아픈 것만큼 수험생활을 힘들게 하는 것도 없기에 건강관리를 철저히 하려고 했습니다. 도서관 옆에 마침 작은 시민 공원이 있었는데 수험기간동안 참으로 많은 도움이 된 장소였습니다.

끼니마다 30분간 식사를 한 다음 공원을 20분정도 돌고 남은 10분 동안은 주로 허리에 좋다는 기구를 이용해 운동했습니다.

3. 음식은 싱겁고 담백하게 먹어라

사람마다 소화력은 다르겠지만 저 같은 경우는 장이 좋은 편이 아니어서 지나치게 맵고 짜게 먹으면 하루 종일 뱃속이 불안하고 화장실을 자주 가곤 했습니다. 비록 소화력이 뛰어난 분이더라도 자극성이 강한 음식보다는 소화가 잘 되는 두부나 버섯, 계란 같은 저자극성의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뱃속을 편안하게 하고 두뇌활동에 좋을 것입니다.

4. 잠은 6~7시간 정도 충분히 숙면을 취하라

규칙적인 생활습관과 일맥상통하겠지만 개인적으로 잠이 부족하면 모든 활동에 있어 활력이 떨어지는 저였습니다. 시간이 부족하지만 잠자는 시간은 제 신체에 맞게 충분이 자려고 했으며 대신 친구들과의 통화시간 줄이기, 인터넷서핑 안하기(종종 실패하곤 했지만^^;;), 통학시간 없애기 등으로 잠자는 시간을 확보했습니다.
 
5. 하루 24시간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활용하라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1년 3개월의 기간은 기본기가 탄탄한 이에게는 짧은 시간이겠지만 저에게는 상당히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는 것이 무척 중요했는데 특히 영어, 실용국어, 행정학은 무척 버거운 과목이었습니다.

국어의 part 중 실용국어는 학교에서 배운 내용이랑 많이 달라 익히는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영어와 국어는 문제풀이를 빨리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해 1년 내내 이론과 문제풀이를 같이 했습니다. 특히 국어의 경우엔 국립국어원, 우리말배움터에서 맞춤법 시험이 매달 있는데 이를 활용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행정학은 내용자체가 어려워 강의를 전체적으로 듣는 데만 4개월이 소요됐는데 하루라도 빨리 회독수를 늘리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국가직 시험을 3개월 남겨두고도 회독수를 원하는 만큼 채우지 못해 할 수 없이 문제풀이랑 숙독을 병행해야 했습니다.

수면시간(7시간), 하루식사시간 2시간, 휴식시간 2시간을 제외하면 13시간이 남습니다. 이 중 기본적으로 5시간은 국어와 영어에, 남은 8시간은 동영상에 4시간, 이론서에 4시간을 할애했습니다.

6. 주변사람(특히 가족)들의 시선을 내편으로 만들어라

늦은 나이에 시작하는 것이니만큼 가족과 친구들의 우려도 컸습니다. 그리해 할 수 있는 한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예를 들어 약간의 허풍이 들어가야 효과적인데요, 가족과 친구들에게 앞으로 내가 공무원이 되면 여행, 영화, 술값 등등 모두 책임지겠노라고 공언하곤 했습니다. 이런 말들은 미래에 대한 즐거운 상상으로 당장의 어려움을 잘 극복할 수 있게 했다고 믿습니다.

7. 자기 최면을 걸어라

공부를 하다보면 자신이 어떤 부분에 유독 약하다는 걸 깨닫습니다. 매번 비슷한 문제를 틀린다거나, 영어 단어가 잘 안 외워진다거나, 특정 내용이 암기가 안 된다든가 등등 머리를 쥐어뜯고 싶을 때가 종종 있다는 걸 공감하실 겁니다.

이럴 때마다 잘 안된다고 불안해하기보다는 일종의 자기 암시를 걸곤 했습니다. 예를 들어 회독수가 부족했던 행정학의 경우 교재를 집중해 읽으면서 ‘이번 회독으로 암기가 잘 되고 있어서 더 이상 읽지 않아도 돼, 그러니까 이번 한번으로 끝내자. 시험에 어떤 내용이 나와도 다 맞출 수 있을 거야’고 생각하려고 애썼습니다.

8. 공무원이 된 자신의 미래상을 항상 머릿속에 그려보라

어떻게 보면 ‘자기 최면을 걸어라’는 단락과 비슷한 내용이겠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 행동한 기억이 있습니다. 공무원이 된 자신의 미래의 모습을 생각하면서 공무원증을 만들어보는 것입니다.

자신의 사진, 임용일자, 임용기관을 기재한 공무원증을 책상이나 벽에 붙여놓고 힘들 때마다 바라보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정말 공무원이 되는 것이 필연적인 귀결인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별거 아니지만 한 번 실행해 보십시오. 은근히 효과 좋습니다. ^^

9. 공무원이 된다면 하고 싶은 일 10가지(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를 수첩에 써보라

가장 좋아하는 일 중 하나였습니다. 공부하는 중엔 참아야 할 일이 너무도 많습니다. 그러다 보면 어떤 순간에는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해질 때가 있습니다. 그 때 자주 써먹던 방법입니다. 수첩을 꺼내놓고 공무원이 된다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적어보는 것입니다.

공부할 땐 주변 식구들, 친구들에게 소홀하기 쉬우므로 합격하면 가족, 친구들과 여행을 간다든지, 또는 자신을 위해서 옷을 산다든지, 한우등심을 먹고 싶다는 등등 아주 사소하고 작은 것이라도 몽땅 적어보는 것입니다. 적다 보면 어느 순간엔 스트레스가 사라지고 다시 공부에 대한 열의를 불태우실 수 있을 겁니다.

누구나 다 알고 계시는 평범하고 보잘 것 없는 내용이지만 이 중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한 가지라도 꼭 실행에 옮기셔서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는데 작은 보탬이 된다면 제가 글 쓴 목적을 충분히 달성했다고 여기며 깊이 만족할 것입니다. 모두에게 행운이 함께 하길 바라며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합격수기에 소개된 공부방법·교재 등은 글쓴이의 개인의견입니다. | 글 :백태영 | 등록일
( 자료:공감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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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 오코노미야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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