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권태신 국무총리실장 (기고문) - 경부고속도로·포철, 그리고 4대강
기사수정
박정희 전대통령도 먹을 것이 없던 60년대에 미래를 내다보고 산림녹화사업을 추진한 결과, 지금은 세계적으로도 산림녹화가 가장 잘 된 나라가 되어 100년, 200년을 지속할 푸른 산을 갖게 되었다. 일각의 주장대로, 4대강 사업 예산을 복지에만 쏟아 ....

 
경부고속도로·포철, 그리고 4대강
[기고] 생명의 강! 우리가 살려야 한다
권태신 국무총리실장

지난 겨울부터 봄까지 이어진 가뭄으로 많은 국민들이 큰 고통을 받았다. 올 여름에는 홍수 피해가 걱정이다. 그런데 이같은 물 부족과 기후변화는 진작부터 예견된 일이다.

참여정부 때인 2006년 국내 유수의 환경전문가들이 참여한 지속가능발전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마련한「수자원장기종합계획」도 우리나라의 물 부족과 집중호우 빈발을 예상하면서 그동안 복구 위주의 치수 대책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은 바로 수자원을 조기 확보하고 복구 위주의 치수 대책을 사전예방 투자로 전환하려는 정책이다. 물 부족과 홍수 피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다. 아울러 하천 수질개선과 환경복원, 새로운 여가 공간 조성, 강 중심의 지역발전 등을 이루려는 다목적 사업이다.

그러나 이러한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해 일부에서는 여전히 회의적이다. 첫째 대운하 위장사업 또는 대운하를 위한 전 단계 사업이라는 주장이고, 둘째 대규모 준설과 보(洑) 설치로 인한 환경훼손에 대한 우려이며, 셋째 4대강사업 예산을 복지에 투입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먼저, 대운하와의 연계성에 대해서는 이미 지난달 29일 대통령께서 대운하사업은 임기 내에 추진하지 않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정부도 대운하 사업 추진 의도가 전혀 없으므로 이와 관련한 어떠한 의혹도 해소되리라 믿는다.

둘째, 준설이나 보(洑)의 설치가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라도 그것이 수질오염을 결정짓는 요소는 아니다. 88올림픽을 앞두고 한강의 잠실과 신곡에도 보를 설치했지만, 지금 한강은 당시 우려와 달리 참게와 황복이 돌아올 정도로 수질이 좋아져 인기있는 친수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90년대 초반 악취로 인해 산책이 불가능할 정도로 죽음의 강이었던 울산 태화강도 퇴적토 준설과 생태하천 복원사업으로 이제는 연어와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1~2급수 어류도 돌아왔다. 떠났던 새들도 날아와 철새 도래지로 변모했다고 한다.

영국 테임즈강의 하구와 독일 라인강에도 보가 설치돼 있지만, 수질은 나쁘지 않다. 이러한 사례는 보(洑)를 설치하더라도 하수처리장 확충 등을 통해 오·폐수를 잘 차단하면 수질이 개선된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물론 정부는 준설이나 보 설치 경우에도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꼭 필요한 구간만 준설하고, 각종 수질오염 저감대책과 최신 공법을 병행해 환경 피해를 최대한 줄일 것이다. 준설이나 보의 설치는 물 확보와 홍수 방어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임을 국민들께서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 무엇보다 지금처럼 제방만 높이는 방식으로는 홍수방어와 용수확보는 물론, 환경오염도 결코 해결할 수 없다.

셋째, 일각에서는 4대강 예산을 민생 복지예산에 투입하자고 한다. 복지예산도 중요하지만, 이것은 미래를 보지 못하는 단견이라고 생각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학시절, 매우 가난했지만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먹을 것을 아껴 책을 사서 공부해 샐러리맨의 신화를 만들었다.

박정희 전대통령도 먹을 것이 없던 60년대에 미래를 내다보고 산림녹화사업을 추진한 결과, 지금은 세계적으로도 산림녹화가 가장 잘 된 나라가 되어 100년, 200년을 지속할 푸른 산을 갖게 되었다. 일각의 주장대로, 4대강 사업 예산을 복지에만 쏟아 붓는다면, 4대강 예산 22조원(직접연계사업 포함)을 100년 동안 매년 쏟아 부어도 우리의 미래는 달라질 게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부터 3년 동안 4대강 살리기에 22조원을 투입하면, 향후 100년간은 강을 중심으로 새로운 문화와 풍요로운 미래를 창조할 수 있다.

특히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주민들이 찬성하고 있다. 지역주민들은 가뭄과 홍수 그리고 수질오염의 직접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반대를 위한 반대가 되어선 안 된다. 과거 경부고속도로, 포항제철을 건설할 때에도, 당시 저명한 경제학자들이 경제성이 없고 자원낭비며, 전시용이라고 비판했었지만, 지금은 그것이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환경보전은 중요하다. 그러나 환경은 그대로 둔다고 보존되는 게 아니다. 끊임없이 가꾸어야 한다. 더욱이 그것이 국민의 인명과 재산을 상습적으로 앗아간다면, 그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환경오염을 최소화시키는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

강을 살려 생명을 불어넣는 것은 우리 국민과 우리 후손을 위한 것이다. 더 이상 소모적 논쟁을 중단하고 어떻게 홍수를 예방하고 물을 확보하면서, 강을 제대로 살려낼 것인지 모두 함께 역량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newsgumi.kr/news/view.php?idx=721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케미 오코노미야끼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