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사수정
바람직한 조직문화에 대한 구성원들의 생각을 알아내는 것이 급선무였기 때문이다. 그 결과 구성원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행복하고 보람있는 일터’였다. 이를 위해서는 물고기 잡는 법, 즉 자신을 계발할 수 있는 기회 제공이 필요했다.

 
행복한 일터를 만드는 조직융합의 비밀
[기고] 박인제 국민권익위원회 사무처장

한 통계에 따르면 21세기 직장인들에 대한 최대 인센티브는 높은 보수나 초고속 승진이 아니라 효과적인 ‘자기계발’이라고 한다. 유태인의 경전 ‘탈무드’에서도 물고기를 주기보다는 잡는 방법을 가르치라고 했다. 공직사회에서도 구성원들이 바라는 바가 무엇인가를 파악해 자기계발을 위한 다양한 기회를 마련한다면 공직풍토 역시 바람직한 방향으로 많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국민과의 소통창구 역할을 자임하는 국민권익위원회는 과거 국민고충처리위, 국가청렴위, 행정심판위라는 서로 다른 세 개의 조직이 통합되어 이명박 정부와 함께 출범했다. 서로 다른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던 세 기관이 통합되면서 구성원들은 고민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오랫동안 근무환경이 다르고 갖가지 개성을 지닌 5백 여 명의 직원들을 어떻게 한 방향으로 이끌 것인가가 관리자들의 고민이었다.

그래서 조직관리를 전담하는 행정안전부 ‘행정진단센터’와 공동으로 조직융합을 위한 진단을 실시했다. 바람직한 조직문화에 대한 구성원들의 생각을 알아내는 것이 급선무였기 때문이다. 그 결과 구성원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행복하고 보람있는 일터’였다. 이를 위해서는 물고기 잡는 법, 즉 자신을 계발할 수 있는 기회 제공이 필요했다. 이같은 진단과정에서 창안된 것이 ‘권익위웨이(WAY) 프로젝트다. 평직원과 간부간 대화, 탄력근무제, 독서낭독회, 국민권익아카데미 등과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해 권익위만의 조직문화를 창달해 보자는 것이 골자다.

일례로 상호 생각의 차이를 좁히기 위한 간부와 대화시간을 들 수 있다. 이것은 매주 2,3명의 간부들이 대화하고픈 주제와 장소·형식을 정해 놓으면 관심있는 직원 대여섯명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커피 한잔을 나누는 실내 공간이든 잔디밭이든 상관치 않는다. 대화 후기도 인트라넷에 올려놓아 상호소통의 장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근무시간을 부서실정과 희망에 따라 정해 일하는 ‘탄력근무제도’의 도입도 인기를 끌었다. 전직원의 5분의 1에 달하는 100 여명이 신청할 정도다.

격무에 시달리는 직원들의 메마른 감수성을 회복시켜 주고 여유로운 정서함양을 위해 개설한 독서낭독회도 권익위웨이의 핵심프로로 정착했다.

홍보교육 정보화실무 등 직무스킬 향상강좌인 ‘국민권익아카데미’는 자신의 전문성을 배양하는데 요긴하게 활용되고 있다. 강좌하나 들으면 대학에서 한학기동안 1개 과목을 수강하는 교육량이다. 디지털카메라 촬영실습은 최고의 인기강좌.

조직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일상의 작은 변화들을 세심하게 짚어내는 ‘디테일(detail)의 힘’이다. 영업사원에서 최고경영자(CEO)까지 오른 왕중추(汪中求)가 자신의 경험서 ‘디테일의 힘’ 서문에서 그는 사소해 보이는 세심함이 성패를 좌우한다고 갈파하고 있다. 작은 차이가 조직을 살릴 수도, 망가뜨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문화적 조직융합도 추상적인 조치들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자잘하고 세심한 배려에서 출발한다.

이같은 공무원 역량강화 및 직장문화 선도 프로그램이 한 기관에만 머물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 위원회에서 움트고 있는 이런 변화들이 소중하게 결실을 맺어 다른 부처들과 공직유관단체에서 조직문화 창달의 모델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해 본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newsgumi.kr/news/view.php?idx=942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케미 오코노미야끼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