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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상품에 있어서 브랜드의 가치는 만들어낸 사람의 주장보다는 소비자의 인식이 우위에 있다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입니다. 이것은 마치 인도의 ‘커리’가 나라마다 맛이 다른 것과 마찬가지며, 쿠바의 차차차와 설운도의 다함께 차차차가 다른 이유입니다.


 
이제 ’한류‘라는 상표를 버려라

[각계 전문가 7인의 눈으로 본 Korea 브랜드 ②]
남궁연(대중음악가·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

바야흐로 브랜드가 경쟁력인 시대이다. 이제 시장의 소비자들은 상품 하나를 사더라도 가격과 기능보다는 브랜드와 이미지를 보고 구매를 결정한다. 이는 국가도 마찬가지다. 세계인을 사로잡는 국가 브랜드는 그 나라의 경쟁력과도 그대로 직결된다.

세계가 브랜드 경쟁에 뛰어든 지금, 한국은 과연 세계 무대에서 어떤 브랜드로 승부해야 할까. Korea.kr이 연속기획으로 마련한 ‘각계 전문가 7인의 눈으로 본 Korea 브랜드’를 통해 그 해답을 찾아보자.

팝음악의 역사에는 British Invasion(영국 침공) 이란 용어가 있습니다.

1960년대 비틀즈의 성공으로부터 탄생한 이 단어는, 이후 80년대 초 영국에서 불어 닥친 ‘New Wave열풍'을 두 번째 British Invasion 으로 가리킵니다.

간단하게 설명 드리자면, 현대 팝음악의 뿌리인 블루스(Blues)와 록(Rock)은 미국에서 만들어 진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영국으로 건너가 재 포장되어 다시 미국 본토로 들어오며 큰 성공을 거두는 현상을 일컬어 ‘영국의 침공’이라 부르게 된 겁니다. 우리가 너무나도 애창하는 팝송 중 한곡인 Wonderful Tonight 의 주인공 Eric Clapton도 젊어서는 미국의 전설적인 기타리스트인 Jimi Hendrix가 영국공연을 온다는 소식에 개인적으로 만나길 염원 했다고 합니다.

그랬던 그가 지금은 세계 3대 블루스 기타리스트가 되어 미국 음악장르의 최고봉에 서있는 영국인이 되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본토문화를 재해석하여 상품가치를 높인 영국팝음악의 창조성뿐만 아니라 British Invasion 이란 용어를 출처를 함께 보아야합니다.

과연 ‘영국침공’이란 단어를 영국 사람들이 사용했을까요? 당연히 아닙니다. 위키피디아의 원문을 인용합니다.

On February 7 The CBS Evening News with Walter Cronkite ran a story about The Beatles' United States arrival that afternoon in which the correspondent said "The British Invasion this time goes by the code name Beatlemania

문화상품에 있어서 브랜드의 가치는 만들어낸 사람의 주장보다는 소비자의 인식이 우위에 있다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입니다. 이것은 마치 인도의 ‘커리’가 나라마다 맛이 다른 것과 마찬가지며, 쿠바의 차차차와 설운도의 다함께 차차차가 다른 이유입니다.

그래서 ‘문화의 오리지날리티는 로컬정서에 ’뒤진다’는 것이 지금까지 ‘정석’으로 여겨지고 있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21세기 첨단산업의 메카를 지향하는 대한민국은 ‘한류’라는 단어를 민망하게도 스스로가 사용하고 있습니다. 국가 공식회의 석상에서조차 ‘한류 재점화’등의 단어가 눈에 띕니다.

한류는 나라밖에서 우리 대중문화를 일컫는 단어입니다. 우리는 나라 밖에서 우리 문화를 무엇으로 부르건 간에 ‘한.국.문.화’라고 해야 합니다.

미국시장에서 영국의 음악이 승승장구하고 있다고 하여 영국 정부에서 ‘영국침공’을 더욱 가속화하자고는 말하지 않습니다. 자국 밖에서 일어나는 하나의 현상을 가리키는 용어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박진영씨의 미국시장 진출을 한류확대라고 보지 않습니다, 그것은 미국 주류시장에 대한 한국인의 도전입니다. 이병헌씨의 헐리웃 진출도 한류 연기자의 미국 입성이 아니라 한국 연기자의 미국시장 진출입니다.

나라 밖에서 칭찬 좀 들었다고 하여 그 단어를 나라 안에서 계속 사용하는 것은 마치 토론회에 나온 대학교수가 자신을 ‘000 박사입니다'하고 소개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한류…. 이제는 당당하게 버릴 때가 아니 버려도 될 때가 되었습니다.
한류스타가 나온다고 해서 무조건 시청률이 오르지 않는 최근의 국내시장 상황이 그 반증입니다.

이제 다시, 자신감을 가지고 ‘한국대중문화’를 이야기해야 합니다.

몇몇 한류스타 위주로 편향되어 기형적으로 성장하다가 한계점에 봉착한 ‘한국대중문화’는 이제 ‘한류’라는 잘못된 상표를 폐기처분하고 다시 힘을 길러야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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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 오코노미야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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